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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환율, 6개월만에 15% 급등 `이유는?

skytic 2008. 3. 12. 09:48
호주 환율, 6개월만에 15% 급등 `이유는?`
호주와 뉴질랜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이유는 글로벌 경제의 한 축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달러 환율은 3월 6일 기준으로 달러당 887.59원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9월 6일 775.12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무려 15% 가까이 상승한 것. 뉴질랜드 달러 환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6일 기준환율은 762.41원이었던 반면 지난 9월 6일 기준환율은 651.24원에 불과했다.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의 환율이 왜 이처럼 급상승한 것일가? 이유는 바로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환율의 6개월간 추이. 출처 : 네이버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싼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와 수익성이 높은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행태를 말한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금리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 때문에 시작된 것으로 2000년 초반부터 글로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문제는 이같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되고 있다는 것. 엔캐리를 존재하게 하는 핵심 근거는 미국과 일본간의 금리 차이인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된 저금리 정책으로 5% 이상이었던 양국간의 금리차가 지금은 3% 이내로 좁혀졌기 때문에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달러 약세도 엔캐리 청산에 한몫하고 있다.

삼성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달러 약세로 인해 지금은 오히려 달러 캐리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엔캐리 트레이드는 청산이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환율의 6개월간 추이. 출처 : 네이버


그렇다면 엔캐리가 청산되고 있는데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의 환율은 왜 오르는 것일까? 바로 양국 통화가 엔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대상통화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 자본들이 엔화로 자금을 차입한 다음 이를 다시 뉴질랜드나 호주 달러로 전환, 투자해왔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약 40조엔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자본이 대상 통화를 거쳐 다시 일본으로 환수되는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호주와 네덜란드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

호주와 뉴질랜드 환율을 보면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미 지난 가을부터 엔캐리가 청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40조엔에 육박하는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이처럼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해온 엔캐리 자금이 움직임에 따라 전세계 환율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와 뉴질랜드 환율이며 이의 연장선상으로 엔고(高) 현상도 서서히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외 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상 환율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

[매경인터넷 김용영 기자]